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 부자와 빈자의 생각 차이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영화 "친구"에서 극 중 담임선생 역으로 나오는 김광규씨는 준석(유오성)을 향해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라는 대사를 날린다. 이에 준석은 "근달임니더" 라고 대답한다. 그 말을 들은 담임은 손목시계까지 풀어제끼며 준석에게 무차별 폭행을 가한다.
영화의 배경이 5공화국 시절이라고는 하나, 나도 중학교 때 "니 아버지 뭐하시니?!"라고 묻던 학생부장을 경험해 본 적이 있다. 그는 과학선생이었는데, 어떤 아이가 자신의 아버지를 과학자라고 소개하자 태도가 돌변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에게도 물었는데, 아버지의 직업을 이야기하자 이후 스스럼없이 개지랄을 이어가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라는 질문은 2023년에 이르러서는 금수저와 흙수저로 치환되었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이전에는 질문자가 타인이었다면, 이제는 질문자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 아버지의 직업과 재력을 평가하고 있다.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는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라고 묻지 않는다. 대신, 부자 아빠와 가난한 아빠의 생각 차이에 대해 설명한다. 아버지가 뭐하시는지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내가 어떻게 살아가는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이기도 하다.
부자 아빠와 가난한 아빠의 생각 차이
책에서는 두 명의 아버지가 등장한다. 먼저, 기요사키의 아버지는 가난한 아버지이다. 그의 아버지는 학교 교사로 봉직하면서 나름대로 수준있는 삶을 살았지만 언제나 돈에 쪼들리며 살았다. 반면에, 부자 아버지는 학교 친구 마이크의 아버지였는데 여러개의 사업체를 운영하며 부유한 삶을 살았다.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기요사키와 그의 친구 마이크는 부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다 쓴 치약 튜브를 모아 녹여서 5센트 위조 주화를 만들고자 한다. 하지만, 그것은 불법적인 일이었고, 가난한 아버지의 추천대로 마이크의 부자 아버지에게 돈 버는 법을 배우기 시작한다.
"가난한 사람들과 중산층은 돈을 위해 일하지만 부자들은 돈이 자신을 위해 일하게 만든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중에서...)
기요사키는 부자들이 돈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대신 돈이 자신을 위해 일하도록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돈이 자신을 위해 일하는 것은 투자된 자본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하는 것이다. 자본이 나를 위해 일할 때 비로소 월급노예에서 자유인으로 신분이 바뀌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유를 포기하며 돈을 위해 계속 참고 일한다. 그 이유는 두려움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계속 참고 일을 하는 이유는 두려움 때문이다. 청구서를 제때 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해고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돈이 부족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모든 걸 새로 시작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등등. 이것이 바로 직장에서 일하는 법을 배워서 돈을 위해 일해야 할 때 지불해야 하는 대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돈의 노예가 되고, 애꿎은 사장을 탓한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중에서...)
부자가 되려면 두려움을 넘어서야 한다. 부자는 두려움을 활용하여 부를 창출하는 사람들이고, 가난한 사람들은 두려움에 짓눌려 돈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다. 결국 생각이 부자를 만든다. 나폴레옹 힐도 그의 책 "생각하라 그리고 부자가 되어라"에서 말하지 않았던가?
자산과 지출, 그리고 부채
"부자는 자산을 사고 가난한 이는 오직 지출만 한다. 중산층은 부채를 사면서 자산이라 여긴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중에서...)
자산과 지출, 그리고 부채를 구분할 수 있는 힘은 무엇인가? 그것은 금융지식이다. 금융지식을 가진 부자들은 자산을 산다. 그리고 자산이 나를 위해 일을 하며 더 많은 부를 창출한다. 그래서 부자들은 더욱 부자가 된다.
반면에 가난한 사람들은 오직 지출만 한다. 그들에게 저축이란 남의 집 일이다. 투자란 다른 세상 이야기다.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미래의 소득까지 끌어와 지출을 하고, 시간을 팔아 돈을 버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안정된 직장을 찾으며, 매달 자신의 통장에 꽂히는 급여만으로 만족한다. 그리고선 말한다. "돈이 없어..."
중산층은 지출만을 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는다. 그들은 무언가를 사긴 산다. 다만, 그것이 부채라는 인식이 없다. 자산인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기요사키는 나의 통장에서 현금을 빼앗아가는 모든 것을 부채라고 정의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집담보대출로 산 자기 집이다. 집은 매달 나의 월급에서 일정 금액을 갉아먹는다. 이자를 내야 하고, 원금을 갚아야 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빚내서 집을 사고 그것을 자산이라고 여긴다.
만일, 그 집을 팔고 나면 어디로 갈 것인가? 본인의 집값이 올랐다고 해서 좋아할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다른 집들도 그렇게 올랐기 때문이다. 집을 팔아도 그 정도 수준의 집으로 옮겨야 하고, 결국 또 다시 집은 당신의 지갑에서 일정 금액을 꺼내갈 것이다.
집이 자산이 되려면 꾸준한 현금흐름이 발생하면서 매월 나가는 금액 이상의 수익을 달성해야만 한다. 따라서 자가는 자산이 아니라 부채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은 나에게 어떠한 현금흐름도 발생시켜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빈자는 좌절하고 부자는 방법을 찾는다.
부자 아빠의 생각법과 가난한 아빠의 생각법은 완전히 다르다. 부자는 방법을 찾지만 빈자는 현실에 좌절하고 만다. 그러니 미래가 없다.
기요사키는 새 자전거를 사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가난한 아버지는 "우리가 돈이 어디있니?"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부자 아빠는 이렇게 대답한다. "어떻게 하면 그것을 얻을 수 있을까?" 부자 아빠는 "돈이 없다"는 말을 싫어했다. 그것은 생각을 닫아버리는 말이라고 한다.
대신에, 어떻게 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뇌를 열고,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즉, 문제해결에 초점을 둔다.
부자와 빈자의 차이는 결국 문제해결력에 있다고 본다. 빈자는 누군가 해결해놓은 문제를 그대로 따라하면서 주는 돈만 받아간다. 하지만 부자는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면서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고 부를 거머쥔다. 왜냐하면 문제해결은 사업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화가 치미는 부분은 우리가 문제해결을 위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는 데 있다. 학교 교육의 목적은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 받아 대기업에 들어가고, 안정된 급여와 복리후생을 받게 하는 것이다. 학교는 그렇게 노동자만을 길러낸다. 이쯤되면 기업에서 사립학교를 세우는 이유도 짐작이 간다.
하지만, 사업가는 고정된 급여에 만족하지 않는다.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것에서 희열을 느낀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그 이상의 것을 얻고자 노력한다. 사업가는 학교 교육을 통해 만들어지지 않는다. 끊임없는 도전과 실패를 통해 담금질되면서 비로소 완성된다.
그럼에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이렇게 질문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창업할 자금이 없어. 사업 수완이 안되. 시간적 여유가 없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질문들을 마구 쏟아내고 있다면, 이미 빈자의 생각을 탑재하고 있음을 자각하기 바란다. 당신의 머리는 포맷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포맷된 당신의 머리에 부자의 생각이라는 소프트웨어를 다시 설치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이라는 프로그램을 설치하자. 사람은 본래 부정편향적이라고 한다. 그래서 수많은 부정적 답변들을 순식간에 쏟아낸다. 결국은 95%의 빈자가 되는 것이다.
부자는 어떻게 하면 될지 생각한다. 부자는 방법을 찾는다. 그리고 시도해본다. 부자는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직접 해보지도 않고서는 안된다고 미리 예단하기 때문이다. 해보지도 않고 짖어대는 개소리는 귀담아 들을 필요가 없다. 오직 시행착오를 거치며 궤도를 수정해나가면 될 뿐이다.
책읽고 갓생살기
책리뷰를 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책 안에 든 수많은 보석같은 이야기들을 모두 다 담을 수 없음에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니 부자가 되기로 결단을 했다면, 이 책을 천천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는 부자 입문서라고도 불리는 책이다. 수많은 사람들을 부자의 길로 이끌었으며, 출판한 지 2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책이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으며 엄청난 지적 변화를 경험하지는 않았다. 이미 유튜브와 다른 금융서적들을 통해 투자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식했으며, 또 실행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금융문맹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대한민국에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는 아직도 충분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책이라고 본다. 월급 노예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삶과 사고방식에 작은 균열은 충분히 낼 수 있는 책이다.
결국, 그 작은 균열이 당신의 모든 삶을 무너뜨리고 새롭게 쌓을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는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 (프란츠 카프카, 변신 중에서...)
나는 이 책이 금융지식에 대한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독자들에게, 아직도 여전히 월급에만 기대어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지출만 하고 부채를 사고선 자산이라 여기는 금융문맹들에게, 나중엔 어떻게든 되겠지 라고 생각하는 한심한 내 친구에게도 도끼가 되기를 바라며,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이 도끼가 기존의 관념을 깨부수고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주는 도구가 되기를 바란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