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돈 때문에 사역하는건 아니야~
우리는 개소리들이 난무하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나는 기독교라는 종교의 틀 안에서 나오는 개소리들에 대해 이야기 해 보려 한다.
나는 성인이 된 이후 교회에서 사례비를 받으며 지금까지도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생활해왔다. 교회에서 급여를 받는다는 것은 크게 두 가지 경우로 나뉜다. 하나는 관리집사로써 교회 건물을 관리한다거나, 아니면 종교인으로써 교인들을 관리한다거나...
내가 신학교를 다닐 때에 친구들에게 종종 듣던 개소리가 있다. 그것은 바로 "돈 때문에 사역 하는건 아니잔아~" 였다.
정말 생각할수록 어처구니가 없는 개소리다. 아니... 돈 때문에 사역하는 것이 아니라면 왜 매달 교회에서 돈을 따박따박 받아먹고 있는가? 돈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면 숭고한 예수의 정신으로 무장하여 바울처럼 자비량 목회를 해야 하는것 아닌가?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그럼 너는 사례비 왜 받아먹냐?" 라는 조롱의 눈빛을 그들에게 쏘아주었다. 말해봐야 또 다시 개소리로 답변할 것이 뻔하기에 되물을 가치도 없었다.
사례비 10만원 더 준다는 교회
경산남도 양산에서 목회하는 지인 목사님을 만나러 갔던 적이 있다. 그 분이 교회에 부임해서 몇 해간 목회했던 이야기들을 참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
들었던 이야기 중에 가장 재미있으면서도 씁쓸한 이야기가 바로 전도사 사례비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 분이 교회에 부임을 하고 근처 신학교 홈페이지에 전도사를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고 한다. 그런데 교회에 규모가 제법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력서가 한 통도 안들어왔다는 것이다.
전도사들의 입장에서는 교회의 크기에 따라 본인의 스펙이 결정된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일단 큰 교회면 지원자가 상당하다. 하지만, 이 교회는 학교에서 거리가 조금 떨어져있는 곳이라 지원자가 없었던 듯 하다.
청빙공고를 올렸던 목사님은 신학교에서 교학처장을 맡고 있는 교수를 찾아가 만나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력서가 한 통도 안들어왔는데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고 물었다. 그 때 교학처장 교수의 대답이 정말 명쾌했다.
"근방 지역에서 사례비를 가장 많이 주는 교회보다 딱 5만원만 더 주시면 이력서가 많이 들어올겁니다."
이 목사님은 다시 교회로 돌아와 청빙공고를 새로 올렸다. 인근에 있는 교회보다 사례비를 10만원 더 올려서 말이다. 그리고 이내 이력서가 100장 이상 들어왔고, 그 중에서 좋은 인재를 뽑을 수 있었다고 했다.
돈 때문에 사역하는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한 통도 없던 이력서가 단 돈 10만원에 100통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을까? 돈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나? 그럼 10만원 인상 전과 후가 동일해야 하지 않은가?
자기기만과 자가당착의 수렁에서 벗어나라
"나는 돈에 관심없어요"라는 사람이 돈에 미친 사람이라면... 한국교회의 지도자들 중에는 돈에 미친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맞다. 내가 보기엔 대부분 돈에 미쳐있다. 문제는 본인이 그것을 모르는 경우가 있다는 것과, 알면서도 교묘히 대중들을 속이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스스로 "나는 돈에 관심이 없어요", "하나님 믿고 목회하지 돈 믿고 목회하냐" 라고 말하면서 자기기만과 자가당착의 늪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든다.
스스로 하는 소리가 개소리인지 무슨 소리인지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머슴목회를 하겠다던 ㅁ교회의 ㄱ목사는 교회 안에서 제왕적 목회를 하며 제 아들에게 담임목사직을 물려주었다. 머슴직이 세습된다는 관점에서는 일견 타당해보이긴 하나, 문제는 그가 전혀 머슴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21세기에서 아비가 머슴이라고 아들에게 머슴직을 물려주는 이가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도 속고 있는 이들을 보면 참 안타까울 따름이다.
내가 전적으로 교회에 내 생계 맡기기를 포기했을 때, 다른 나이 많은 목사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왜 관둬? 돈 벌을라고?"
'이 미친놈아. 너는 돈 벌으려고 그 지랄하고 있는거 아니냐? ㅅㅂ 돈 벌으려고 하는데 쥐똥만치 줘서 굶어죽을까봐 관둔다'
물론.. 속으로만 말했다. (비겁하다고? 그러는 당신은 직장에서 맨정신에 상사에게 그렇게 일갈 하는가?)
제발 개소리 좀 그만하라. 그리고 그 말을 듣는 대중들은 개소리가 하늘에서 나는 소리인 것으로 듣지 말라. 그냥 개소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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